홈쇼핑 판매업자가 병행수입 명품에 대해 정품 감정보증을 받고 판매했는데, 무역위원회가 위조품으로 보아 수입·판매 중지처분을 하고 그 취소소송이 기각·확정되었습니다. 품질 차이만으로는 위조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감정업자의 2배 배상 약정을 배척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0569 판결은, 공적 주체로부터 적법한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처분이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위조품으로 판명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사건번호
2026다200569 (약정금 — 파기환송)
제목
감정보증서비스를 받은 병행수입품이 공적 처분으로 진정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경우, 위조품 판명을 원인으로 한 감정업자의 약정 배상의무가 문제 된 사건
판결요지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 문구에만 얽매이지 말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탐구해야 합니다. 계약서 문언이 출발점이고, 해석·효력에 이견이 있으면 형식과 내용, 체결 동기와 경위, 목적,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을 종합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10104 판결 등 참조).
감정보증서비스의 취지는, 유통 과정이 불투명한 해외 명품 병행수입품이라도 전문 감정보증을 받으면 진정상품과 동일한 품질을 갖춘 것임을 소비자가 신뢰하게 하여 분쟁을 예방하고 거래 안전과 판매를 촉진하는 데 있습니다. 이 사건 조항은 감정보증을 받은 상품이 진정상품과 동일한 품질을 갖춘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귀책사유를 묻지 않고 결과를 담보하는 계약입니다. 조항의 ‘위조품으로의 판명’은, 거래상의 관념이나 경험법칙에 비추어 평균적 일반인의 관점에서 품질의 동일성 측면에서 적법한 진정상품의 병행수입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정된 경우를 뜻합니다.
적어도 해당 상품이 법률상 권한 있는 공적 주체나 기관으로부터 적법한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처분이 확정되었다면, 국내 시장에서 정품이 아닌 위조품으로 취급되어 정상적으로 거래·유통될 수 없으므로, 사회통념이나 거래관념에 비추어 달리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조품으로 판명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감정보증의 대상에 출처의 동일성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정품과 품질 측면에서 다수의 차이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와 관련한 범위에서 출처나 유통경로에 관한 의문점도 추가로 조사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와, 감정을 요청한 물품의 정품 여부를 판별·보증하는 감정보증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감정보증을 받은 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피고가 관련 모든 책임을 지고 해당 물품 금액의 2배를 배상한다는 조항을 두었습니다.
원고는 병행수입상품인 이 사건 물건을 주식회사 □□□으로부터 제공받아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면서, 피고와 소외 1 회사에 감정을 의뢰하여 정품이라는 감정을 받은 뒤 판매했습니다. 사단법인 ☆☆☆지식재산권보호협회가 무역위원회에 위조품으로 제보하자, 무역위원회는 상표권 침해 관련 불공정무역행위 조사를 한 후 원고 등에 대하여 불공정무역행위 판정 및 수입·판매행위 중지처분 등을 의결·통지했습니다.
원고는 위조품이 아니라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제1심은 뒷축 덧댐 가죽의 소재, 인솔 로고 폰트, 아웃솔 로고 형태, 여벌 운동화 끈 포장 방법, 더스트백 라벨 상태, 제품설명서 오자 등에서 진정상품과 품질 차이가 있고 최초 구매자도 불분명하며 유통과정에서 허위 송장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사정으로 청구를 기각했고, 항소도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원심은 감정보증이 품질의 동일성에 한정되고 조항은 품질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위조품으로 밝혀진 경우 무과실 책임이라고 해석하면서도, 관련소송에서 외부 전문가 3명 중 1명이 진정상품 의견을 낸 점, 지식재산권보호협회도 외관상 동일·유사 의견을 낸 점, 유통경로 문제가 없었다면 품질 차이만으로 위조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품질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금전지급청구를 배척했습니다.
판단
관련소송 제1심은 유통경로 불분명뿐 아니라 여러 면의 품질 차이가 진정상품에서 당연히 발생할 사소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고, 항소심은 감정서의 근거 부족과 중대한 차이점에 대한 설명 부족을 보강했습니다. 품질의 실질적 차이에 관한 명시적·객관적 공적 판단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소송 판결 확정으로 불공정무역행위 판정과 수입·판매 중지처분은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고, 이 사건 물건은 국내 시장에서 위조품으로 취급되어 정상 유통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품질의 동일성 측면에서 진정상품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 공적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국외 상표권자 판매담당회사 명의 감정서는 진정성립·입수 경위가 분명하지 않아 관련소송에서도 배척되었고, 외부 전문가 3명 중 2명이 위조품 의견을 냈습니다. 1명의 진정상품 의견도 차이가 미세하다고 단언하지 못했습니다. 지식재산권보호협회의 제보는 외관상 동일·유사하여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지, 품질이 같아 적법한 병행수입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관련소송이 유통경로 의문점도 고려한 것은 정당합니다. 병행수입품의 품질 동일성 판단에서 사회통념·거래관념과 소비자 신뢰가 주된 기준이고, 유통 불투명성이 품질 신뢰의 주요 장애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원심이 품질 면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것은 계약 해석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출처: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0569 판결